효소저장고 초가지붕 올리기
봄날의 아지랑이 속에서 한 해 농사를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연말이 되었습니다.
산백초익는 마을엔 그동안 미뤄 두었던 효소저장고에
초가를 올리고 새로이 단장을 하였습니다.
13년전에 이곳에 귀농하여 황토와 돌담으로 효소저장고를 지었으나
그동안 여가를 내지 못하여 초가를 올리지 못한 것을 늘 아쉬워 했는데
오늘에야 벼르던 일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초가를 올리려면 우선 지붕위에 올릴 용마루와 날개를 손으로 엮어야 하는데
농부는 제주가 없어서 할 수 없이 가까운 부락에서 나이드신 어르신 한분을 모셔다가
연 이틀을 같이 작업하였습니다.
지붕이 새로 초가로 단장되자 홀가분한 마음으로 바라본 초겨울 산골 등성이가
시원스레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붕이 마무리되자 목재를 구입해다 저장고 문짝을 만들어 발을 씌우고
달아 놓으니 효소저장고 초가 단장은 모두 끝났습니다.
아늑한 정감이 다가오는 초가 효소저장고 ~
자연의 숨결을 간직한 효소저장고는 산골에 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마음에 평화와 기쁨을 안겨드릴 것처럼 느껴집니다.
효소액은 발효를 마치면 저장고에서 장기 숙성에 들어가기 때문에
저장고 시설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질과 효능이 달라지게 됩니다.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페인트, 시멘트, 판넬 등을 사용하면 여기서 내뿜는 독성과 냄새는
숙성하는 효소액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발효란 미생물이 살아 숨쉬기에 외부 조건도 이렇게 생명들에게 적합한 자연 구조물로
저장고를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 * *
초가를 씌운 저장고 뒷편으로 희뿌옇게 비치는 석양 햇살은 지나는 한해를 아쉬워 하는듯
산백초항아리들을 어루만지며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어수선한 시절인연 속에서 맞고 있는 연말이지만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한 해를 뒤돌아 정리하며 다시금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마음이 훈훈하고 따뜻한 연말이 되십시요...
文遊山 생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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