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기다리는 산골
지루했던 장마가 걷히고 입추가 지나면서 부터는 은방울 굴리는 듯한
풀벌레들의 향연속에 산골은 여름의 열정이 차츰 식어가고 저녁 공기가 제법 선선해지고 있습니다.
지나는 여름을 아쉬워 하듯 한낮의 매미들이 노래는 아직도 식을줄 모르는데 대자연은 가을을 맞기위해
소리없이 준비를 하고
농부도 풍요로움을 안겨주는 결실의 계절을 기다리며 설레임에 젖어 있습니다.
한여름 열정의 햇살을 받으며 자란 벗님들은 이제 여기저기서 풍성한 먹거리들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스쳐가는 부드러운 산바람은 어느새 자란 수세미들을 어루만져 주고...
새색시처럼 곱게 단장한 무당벌레의 모습에 생명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이 새삼 느껴오는듯 합니다.
물외들도 익으며 생태밭에서 뒹글어가고...
풀벌래들의 맑고 고운 선율에 가을이 가까이에서 손짓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달개비들도 여기저기 꽃망울을 터트리며 가을로 가는 산골을 수놓아 가고...
큼지막하게 자란 울금의 넓은 잎에는 넉넉함이 배어 있는듯 합니다.
사마귀의 근엄한 표정에서도 생명의 몸짓들이 신비스럽게 다가오고...
농부네 여름밥상에 단골이었던 청양고추도 익어가고 있습니다.
귀여운 풀벌레들의 눈망울에서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이 느껴지는듯 하고...
아! 돌복숭아도 익어 가는구나 ~ 산골은 조금 있으면 가을 효소를 담기 시작할 것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 매뚜기도 자연과 닮은 색으로 자신을 보호할줄 알고...
여주까지도 입을 벌리고 익어 가는구나...
실개다리 배짱이는 더듬이 한쪽을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호박넝쿨의 기세는 하늘에 닿으려 하고...
여름을 지나는 동안 어여뻣던 날개도 많이 닳아졌구나...
익모초들도 처녀 마음처럼 수줍은듯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생태밭을 휘젖고 다니던 고추잠자리도 계절은 이제 가을의 길목에 와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장마와 태풍 무더위와 함께 했던 여름은 이제 저 멀리서 다가오는 가을의 서정앞에 열정이 식어가고
산골엔 그동안 성큼 자라준 생태밭 벗님들이 풍성한 결실을 맺으며 가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을 보내며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분들이 하루속히
상처를 회복하기를 바라옵고 올 가을에도 모두에게 만풍년을 안겨주는 계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文遊山 생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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