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목전에 둔 산골엔 산백초효소를 담느라 여념이 없으며 한편에서는 올해부터 처음 시작하고 있는 산백초와 지장수를 사용한 흙초가 오뉴월 정기를 머금으며 발효되고 있습니다.
초여름의 짙은 녹음과 함께 생태밭에서는 어린 묘종들이 풀숲에서 얼굴을 내밀며 한해 살림살이에 부푼 희망과 꿈을 간직한듯 농부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내고 있습니다.
해마다 유월 하순경이면 언제나 그러하듯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마는 오뉴월 대자연계의 수정과 번식기를 지난 만물들에게 생명수를 뿌려주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서게 합니다.
생태밭에서 자란 어린 벗님들은 풀숲이 주는 보습작용으로 유월의 가뭄을 잘 견디고 있으며 앞으로 장마가 오면 하루가 다르게 부쩍 자라면서 밭의 공간들을 메워갈 것입니다.
농약과 비료에서 벗어난 산골의 생태농사는 풀과 함께 지렁이, 거미, 메뚜기, 벌 나비등의 수많은 곤충들 뿐만아니라 토양 미생물들이 살아숨쉬며 공존 상생하는 생태환경이 만들어 지고 농부는 이들 생명의 벗님들과 어우러져 대자연에 동화되는 기쁨을 누리는 농사이기도 합니다.
생태농사는 특별하게 퇴비나 거름을 준비하지 않아도 작물 주변에 약간의 손질만으로도 작물들은 병해충을 이겨내며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까지 건강하게 자라 신선하고 청정한 먹거리들을 제공하여 줍니다.
생태농사는 노동의 즐거움을 누릴수 있는 농사이며 다수확과 빛깔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을 거스르는 농법이 아니므로 병고(病苦)의 시대에 자연과 사람을 살리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 할수가 있습니다.
어느새 고추들도 제법 메달리는 것을 바라보니 농부의 밥상은 풋고추와 된장만으로도 가을까지 풍성하고 넉넉한 식사가 될것 같아서 그저 생각만 하여도 즐겁습니다.
한입 깨물면 그 상큼한 맛과 향이 전신에 세포를 깨워주는 토마토는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주는 산골에 간식거리이기도 합니다.
야콘들도 하나씩 제모습을 갖추고 우주를 향해 힘차게 기지게를 펴면서 어서 장마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생태밭은 작물 아래에 늘 마른 풀들이 깔려 있어서 토양의 보습작용이 좋으며 미생물과 지렁이들이 많이 서식하여 작물에게 이로운 자양분들을 공급하여 줍니다.
지난번에 파종했던 곰보배추가 어느새 발아하여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으로 햇살을 받으며 자연의 품속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벗님! 근데 곰보배추가 맞나요??? 어린 새싹들이 일반 배추와 너무 흡사한 모습입니다...
생강은 묘종을 심고 잊을만 하면 싹이 나온다고 하시던 시골 할머니들이 이야기에 농부는 더디 오르는 벗님들의 궁금함을 참으며 마음을 달래보려 하지만 기다림에 지쳐서 생강밭을 기웃거려 봅니다.
앗! 드디어 생명의 몸짓을 시작하는 구나 ~... 4월 중순경에 묘종을 심었는데 이제야 소식을 주니 농부도 애간장이 녹을듯 합니다만 그러나 울금은 아직도 무소식입니다. ( 애들아 ~ 어서 보고 싶구나! )
산골에서 진귀한 약용 작물중에 하나인 삼백초들은 꽃망울들이 하얀색으로 영글어가며 얼마없어 꽃을 피울듯한 모습입니다.
풀숲에 자라고 있는 당귀는 올해 사년을 묵고 있는데 꽃이 피기전 채취하여 산백초 항아리에 효소를 담으려 합니다.
배나무에도 올해는 제법 열매가 맺여서 가을이면 호르몬제와 비료로 길러진 배가 아닌 청정하고 건강한 생태과일을 맛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황도 복숭아도 여름햇살에 부쩍 크고 있습니다.
복숭아가 익을 무렵이면 다람쥐들이 매우 좋아하여서 올해부턴 애들이 나무에 오르지 못하도록 조치를 마련해둘 생각입니다.
유월 중순을 넘으면서 남도의 들력엔 막바지 모내기가 한창이고 밤이면 울어대는 개구리들의 합창에 여름을 더욱 실감나게 하고 있습니다.
얼마없어 산골에도 장마가 오면 농부는 어쩔수 없이 휴식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그전에 밀린 일들을 마무리 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습니다.
유월 가뭄때문에도 장마가 더욱 기다려지는 산골은 시원스런 산바람이 불어와 짙푸른 녹음물결을 출렁이게 하고 쏟아지는 햇살은 꽃과 나뭇잎에 반사되어 반짝이면서 산골의 초여름은 싱그러운 모습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숲속의 녹음사이로 들려오는 매미들의 한가로운 울음은 지리한 장마와 함께 산골의 무더위를 식혀주면서 생태밭 벗님들과 함께 가을이 오기까지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축복을 노래할 것입니다.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 무더위에도 생태농부의 벗님들께선 맑고 청정한 산골의 생기에 충전 되셔서 활력이 넘치고 행복이 가득한 여름을 나시길 기원합니다...
- 문유산 생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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