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추위와 폭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도 힘든 계절을 보낸듯 합니다.
기나긴 겨울동안 정적이 자리하던 이곳 산골에는 이제 따스한 봄기운이 조금씩 스며들면서 동면에 들어갔던 농부의 벗님들도 하나 둘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헐벗은 나뭇가지에는 새 생명의 움트려 하고 삭풍을 이겨낸 녹색 생명들은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는 산바람에도 정겨운 모습으로 농부를 마중 하는것만 같습니다.
겨울안거를 무사히 마친 농부는 마~악 얼굴을 내미는 뭇 생명들이 신비스러움을 바라 보면서 다시 한해 농사를 시작 하려는 마음에 왠지모를 야릇한 설레임에 젖어들고 있습니다.
올해는 생태밭에 좋은 약용작물들을 많이 재배하여 약재들은 발효효소와 천연홍초 재료로 사용하려고 하며 산골에 자생하는 돌복숭나무들도 정성들여 가꾸려 합니다.
또한 생태밭 여기저기에다 사과, 배, 석류, 자두, 살구등 유실수들도 많이 심어놓아 청정한 과일들이 풍성하게 여물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토종벌 종보존과 함께 질좋은 토종꿀을 생산 할수 있는 친환경 사양관리 연구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작년에 전국을 휩쓸었던 토종벌 실종현상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었겠지만 외국의 여러나라 피해 사례등을 살펴 보면 침투성이 강한 유전자 조작 살충제가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됩니다.
정부에서는 생태 재앙을 몰고 오는 이러한 살충제 사용을 못하도록 근본적인 조치들을 취하여야 하며 친환경 농약 개발과 함께 유기농업으로의 전환을 적극 유도 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우리 겨레와 함께 살아온 이땅의 토종들은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민족의 재산이며 보물인 것이므로 종이 끊어지지 않도록 특단에 관리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겠지만 다른 가축과는 달리 생태 환경을 보전 시켜주는 일등 공신인 토종벌은 그 특수성을 인정하여 이에 상응한 대책을 서둘러야만 할것으로 여겨집니다.
봄부터 화사히 피어나는 산벚나무, 돌복숭아, 찔레등 백만화초들을 수정 해주며 생태환경을 보전 시켜주던 벌들의 사라진다면 쓸쓸하고 적막한 산천은 실로 우리 인간들과 그리고 이땅에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에게 엄혹한 재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므로 농정의 중요 현안들이 많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몇 해 전부터 발생하고 있는 벌들의 실종현상은 무엇보다 훨씬 심각하고 긴급하게 해결 되어야할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할것으로 생각합니다.
동장군의 물러가자 산골은 대자연의 섭리에 의해 새 생명들이 여기저기서 여리고 가냘픈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얼마 없어 빛바랜 낙엽위로 무수한 생명들이 깨어나면 산골은 대자연의 숨결속에 생명들의 역동적인 삶이 펼쳐지기 시작 할것입니다.
농부도 이에 맞추어 금년 농사를 위해 부족한 종자와 종묘등을 준비하고 파종할 곳에 김매기와 부엽토 깔아주기등 생태밭 정리를 시작 하여야 합니다.
겨울안거 동안에 허름한 농부 살림집은 비가림이 일부 뜯겨지고 황토 저장고 지붕도 일부 수리를 하게 되어 흙내음 맡으며 생태밭 벗님들과 마주 하려는 농부의 발걸음을 잠시 붙잡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십여년 동안 해왔던 겨울안거는 잠시 쉬이고 산골을 찾아오시는 이웃들에게 편안하고 부담없는 장소가 될수 있도록 하나씩 준비해 나가려고 합니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순환에 의지한 생태농사를 한지도 올해로 만 십년이 흐르고 있습니다만 청정한 생태환경이 살아 있는 이곳 산골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움이 될수 있도록 그동안 소망했던 바를 올해부터는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싶습니다.
민족의 분단으로 인한 시절의 어려움은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도덕과 가치관을 무너지게 하고 있으며 무분별한 자연환경 파괴는 생태환경의 교란을 가져와 병고(病苦)의 재앙을 부르면서 우리들의 삶은 여러가지로 위협받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생각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살을 에이는듯한 겨울 삭풍이 지나간 자리에 파랗게 움트는 새싹에서 생명의 신비스러움과 희열을 느낄수 있듯이 이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형제자매님들이 모두가 새봄의 생명력으로 흠뻑 충전 되시어 밝고 희망(希望) 가득한 삶을 살아 갈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그동안 겨울 안거를 무사히 마칠수 있도록 격려해 주신 여러 이웃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안거 기간동안 주인 없는 농부방에 흔적을 남겨주신 존경하는 벗님들께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 문유산 생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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