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뉴스타임즈] = 국내 대표적인 식품업체들이 유전자 변형작물(GMO)을 특정 기관을 통해 대량으로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 특정기관이 민간기관인지 정부기관인지조차도 공개되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30일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 특정 기관에서 GMO콩을 대량으로 수입하면 국내업체들이 나눠서 쓴다. 해외 업체와 단독계약을 하기도 한다. 어떤 업체가 브라질이나 미국의 어느 농장하고 계약했고 얼만큼 수입했는지 명확하게 측정하기 힘들다. 구조자체가 그렇다"고 말했다.
GMO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특정기관이 어딘지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만약 알아본다 해도 공개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해외의 어떤 업체에서 얼마의 가격에 GMO콩을 수입해 온다는 것은 영업비밀이자 노하우인데, 공개돼 버리면 원가경쟁력이 낮아져 손해가 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사조해표 관계자도 "제품에 사용되는 GMO콩의 수입·유통과정에 대해서는 알아봐야 한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소비자단체 박지호 간사는 "GMO에 대해 많은 조사를 했지만, 정보가 너무나 불투명해 어디서 어떻게 공급되는지 아직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현황을 업체 관계자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 업체도 모르는 사실을 소비자가 알 수 없다. 식약처에 GMO의 업체별 수입현황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이는 영업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기업 편만 들어주고 있다. 이렇게까지 정보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식약처의 만행에 가까우며 소비자의 알권리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GMO수입현황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식품업계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GMO수입현황 공개는 'GMO식품이 안전하지 않다'는 잘못된 편견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그렇게 됐을 때 소비자들은 GMO식품을 먹지 않게 될 것이다. 국산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원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소비자가격도 올라가게 된다. 소비자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GMO콩기름?
식품업체들이 GMO를 원료로 사용하면서 제품에는 '국내에서 직접 만든 기름'이라는 문구로 광고하고 있어, 마치 국산 작물을 사용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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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콩식용유. (사진=김지원 기자) |
시중 마트에서 판매하는 백설의 식용유 제품에는 '콩 100%로 국내에서 직접 만든 콩기름'이라고 적혀 있지만, 성분은 '콩100%(수입산)'이다. 문구가 '국내산'으로 오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제 이 식용유는 'GMO대두를 수입해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도 없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 식용유 업체들은 대부분 GMO대두를 수입해서 쓴다. 다만 다른 업체들은 기름 자체를 수입해오는 것이고, 우리는 콩을 수입해 와 한국에서 기름을 짜낸다. 이런 제조과정을 거치는 업체는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 두 곳 뿐이다. 오히려 더 차별화 된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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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해표 옥수수식용유. (사진=김지원 기자) |
사조해표의 식용유에도 "국내에서 직접 만들어 맑고 신선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지만, 뒷면의 성분표에는 '옥수수배아100%(수입산)'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또한 식품업체들은 GMO를 사용한 식용유에 '유전자변형식품'이라는 표시를 하지 않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GMO를 사용한 모든 식품에 '유전자변형식품'표시를 하도록 했지만 액상과당, 물엿 등 전분당과 식용유에 대해서는 표시 의무를 면제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GMO곡물 등을 주요 원재료로 제조·가공한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이라도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 또는 단백질 성분이 없으면 '유전자변형식품'이라고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전자변형 DNA는 단백질 안에 존재하는데, 식용유는 콩에서 지방을 짜낸 기름이다. 애초에 단백질 성분이 들어가지 않는다. 지방이기 때문에 표시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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